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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즈미 기행 이노우에 야스시

 후지와라씨 1대 기요히라가 주손지 절을 건립했듯이 2대 모토히라는 모쓰지 절을 세웠고, 그의 부인은 간지자이오인을 창건했다. 1210년 아쉽게도 소실되어 주손지 절과 같이 무엇도 남아있지 않지만, ‘ 당탑 40여채, 선방 500여채’라는 기록을 통해 주손지 절의 규모보다 한층더 큰 결구의 가람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현재 모쓰지 절에는 주요 건조물의 유적지가 있으며, 인접한 간지자이오인은 그 터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들 유적지에 대해서는 후지시마 가이지로 편 ‘히라이즈미(모쓰지 절과 간지자이오인 연구)’가 있지만, 그곳의 예전의 모습을 복원해서 상상해 보려고 해도 좀처럼 상상이 안된다. 광대한 사역(寺域), 커다란 연못, 연못 저편에 배치된 금은주옥의 웅장하고 화려한 당, 긴 회랑이 있었고, 더욱이 이런 것들이 여러 개나 나열되어 있었다고 한다. 모쓰지 절 가람 복원도라는 것이 안내서에 실려 있긴 하지만, 이것 또한 현실감을 불어넣기는 어려울듯하다. 굳이 해석하자면 일본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몽환적인 미라고나 할 수 있는 것이 희미하게 보인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3대 히데히라는 무료코인을 조영했다. 이것도 겐키(1570∼1573년), 덴쇼(1573∼1592년) 때, 소실해서 현재 모쓰지 절의 경내에 그 터가 남아있을 뿐이다. 무료코인은 신미도 당이라고 불렸으며, 사원 내의 장엄함은 우지 뵤도인을 모델로 한 것으로, 3층탑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의 발굴조사는 1952년 10월부터 11월에 걸쳐 문화재 보호위원회와 이와테현 교육위원회 협력으로 실시되어, 그 조사결과는 문화재 보호위원회 편 “무료코인 유적지”에 정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본당 및 익랑 앞에 나카지마(연못가운데의 섬)가 있는 연못이 있어 본당에서 나카지마, 나카지마에서 대안으로 연결되는 다리가 있었고, 본당과 익랑 뒤편에도 연못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실되기 전의 무료코인을 상상하기 또한 어렵다. 모쓰지 절이나 간지자이오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불가사의한 몽환의 정토세계가 나타날 것 같다.
 이 무료코인의 경영자 히데히라는 에미시의 호족으로서는 최초로 북방 방위를 위해 설치한 관청의 장군으로 임명되지만, 조정의 구조 가네자네는 1170년 5월27일 일기(“교쿠요”)에서 ‘이테키(오슈 동쪽의 미개인) 히데히라가 북방방위장군으로 임명된 것은 난세(亂世)의 원인이 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기요히라도 이테키이고, 모토히라도 이테키이고, 히데히라도 이테키인 것이다. 수도의 위정자들에게 있어서 오우의 호족들은 언젠가 국가의 체제하에 편입되어야 하는 이테키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었던 것이다.
 기요히라, 모토히라, 히데히라가 재물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장대한 규모의 불사를 만든 것은 이테키로써 중앙정권이나 수도의 문화에 대해 보이지 않게 경쟁을 하며, 긍지를 느꼈다고 생각된다. 이테키로써 당하는 서글픔도 있었겠지만, 자신들의 땅에서 수도의 문화를 그 극한의 형태로 승화시켜보겠다는 투지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후지와라씨가 3대에 걸쳐 히라이즈미에 거주했던 시대는 교토에서는 미나모토(源)씨와 다이라(平)씨가 패권을 다투던 혼란한 시대로, 천재지이, 전란, 기아의 시대였다. 그것을 먼 이역의 땅에서 보면서 에미시의 권력자들은 광대한 정토정원을 조성하고, 대사원을 짓고, 마침내 그 생애를 다하면 황금의 관속에 들어갔던 것이다.
 4대 야스히라 시대 때는 젊은 권력자인 그가 히라이즈미 왕국의 에너지를 아주 조금 불사 이외의 곳으로 방출하는 것을 허락했다. 에너지는 고로모가와 강을 넘었던 것이다. 야스히라도 웅장하고 화려한 사원 경영에 모든 정력을 투입했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에미시의 호족은 에미시의 호족으로써의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1189년 요리토모의 토벌군에 의해 오슈 후지와라씨는 멸망하게 된다. 기요히라가 히라이즈미에 거주한지 96년이 되는 해였다.

“우시오” 1972년11월. (초간은 “역사의 빛과 그늘”에 수록, 고단샤, 19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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